오늘 전국 휘발유 평균은 리터당 1,864.31원이고, 준중형 휘발유차가 1km를 달리는 데 드는 돈은 155.4원입니다. 그런데 시동을 켜 둔 채 5분을 서 있으면 대략 그만큼이 나갑니다. 움직이지 않았는데 1km를 달린 셈이죠.
공회전은 눈에 안 보여서 아깝다는 감각이 잘 안 옵니다. 계기판에 남는 것도 없고요. 그래서 숫자로 한 번 바꿔봤습니다.
5분에 얼마가 타나
배기량 2,000cc 승용차가 에어컨을 끄고 공회전할 때 시간당 1리터 안팎을 씁니다. 차종과 엔진 상태에 따라 갈리는 값이라 정확한 숫자는 아니고, 감을 잡는 용도로 보시면 됩니다.
이걸 5분으로 환산하면 0.08리터쯤 됩니다. 오늘 휘발유 값을 곱하면 약 155원이에요.
한 번에 155원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이게 하루에 몇 번씩 반복되는 게 문제입니다. 아침에 시동 걸고 기다리는 시간, 누구를 태우려고 세워 둔 시간, 통화하느라 갓길에 선 시간. 하루 10분이라고 잡으면 한 달 20일 기준으로 6,000원 남짓, 1년이면 7만 원을 넘깁니다.
에어컨을 켜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여름에 시동만 켜 두는 이유는 대개 에어컨 때문이죠. 그런데 에어컨을 켜면 공회전 연료 소모가 1.5배에서 2배까지 올라갑니다. 컴프레서가 돌면서 엔진에 부하가 걸리거든요.
같은 5분이 230원에서 310원 사이가 됩니다. 30분을 그렇게 서 있으면 1,500원 안팎이 그냥 나가고요.
겨울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히터는 엔진 열을 끌어다 쓰는 구조라 에어컨만큼은 아닌데, 대신 추운 날에는 엔진이 데워질 때까지 연료를 더 많이 씁니다. 결국 여름이든 겨울이든 공회전이 가장 비싼 계절에 가장 길어지는 셈입니다.
몇 초부터 끄는 게 이득인가
흔히 쓰는 기준은 10초입니다. 그보다 오래 서 있을 거라면 시동을 끄는 쪽이 연료를 덜 씁니다. 재시동에 들어가는 연료가 생각보다 적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걱정하시는 게 배터리와 스타터입니다. 시동을 자주 걸면 수명이 줄지 않느냐는 거죠. 오래된 차라면 고려할 만한데, 요즘 나오는 차에는 정차하면 알아서 엔진을 멈추는 기능이 기본으로 붙습니다. 하루에 수십 번 시동이 꺼졌다 켜지는 걸 전제로 부품이 설계돼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신호 대기처럼 30초 안에 다시 출발하는 상황까지 매번 끄고 켤 필요는 없습니다. 주차장에서 사람을 기다리거나, 짐을 싣거나, 통화를 하는 것처럼 몇 분 단위로 머무는 상황이 실제로 돈이 새는 자리입니다.
예열은 얼마나 필요한가
겨울 아침에 5분, 10분씩 시동을 걸어 두는 습관이 아직 많습니다. 기화기를 쓰던 시절에는 필요한 일이었는데, 지금 나오는 전자제어 엔진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30초에서 1분 정도면 충분하고, 그다음부터는 천천히 달리면서 데우는 편이 엔진에도 낫습니다. 공회전 상태로 데우면 오히려 연소가 불완전해져서 찌꺼기가 쌓이거든요. 경유차라면 이게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 막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법으로 제한하는 구역도 있습니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터미널이나 차고지 같은 중점 관리 장소에서는 공회전 시간이 정해져 있고,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만 기온이 너무 낮거나 높은 날에는 적용을 빼주는 경우가 많아서, 지역별 기준은 해당 지자체 안내를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내 차가 한 달에 기름값을 얼마나 쓰는지 감이 안 잡히면 기름값 계산기에 주행거리와 연비를 넣어보세요. 연비가 예전보다 나빠진 것 같다면 연비 계산기 쪽에 원인을 순서대로 정리해 뒀고, 오늘 유가는 휘발유 가격에서 매일 갱신됩니다.
연료 소모량은 배기량 2,000cc 승용차를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추정치이며 차종·엔진·공조 사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금액 환산에 쓴 유가는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2026년 8월 11일 전국 평균입니다.